2006년 5월 16일 - 바하리아 사막 마지막 날 -


2006년 5월 16일. 바하리아 사막 마지막 날



사진 1. 바하리아 사막에서의 일출.


 아침에 해 뜨는 것에 맞춰서 일어났습니다. 날이 밝아 오니까 자연스럽게 일어나지더군요. 아침 먹기 전에 일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그때 기록으로는 생각보다 멋있지는 않다고 되어 있네요. 나중에는 ‘참 멋있었다.’ 라고 이야기 하고 다녔는데, 사람의 기억이란 참으로 믿을 것이 안 됩니다. 지금 사진봐도 충분히 멋있는데 왜 그때는 그런 생각을 안 했을까요? 아마도 기대가 컸던 게 아닌가 싶어요. 그게 처음으로 보는 일출 이였으니까요. 거기다 사막이라는 것도 있고.

사진 2. 우리가 잤던 침상. 천장 따위는 없다. 비도 안오는데 뭘....

사진 3. 캠프장을 멀리서 찍은 모습.

 

 오는 길은 그냥 계속 달렸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코스는 어제 다 돌았거든요. 핫 스프링 그러니까 온천이라고 갔습니다. 무지 기대하고 있었죠. 사막에서 하루를 지냈으니 당연히 어제밤에 싯지도 못하고 피곤하기도 했으니까요. 그런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그런 온천이 아니라 펌프로 물을 퍼 올리고 있고, 수로에 물이 흐르고 있는 정도 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냥 발만 담갔는데, 너무 뜨겁더군요. 그래서 한 두어 번 담그고는 그냥 사진만 찍고 돌아왔습니다. 오는 길에 돈을 모아서 운전기사에게 팁으로 30파운드 드리고는 세수만 하고 버스 정류소로 돌아왔습니다.

 

사진 4. 이게 우리가 고대하던 온천이다. 어딜 봐서..ㅠ.ㅠ


 

 배는 고프고 버스 시간까지는 1시간이 넘게 남아서,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아니 갈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식당이 없더군요. 찾아 해매서 겨우 식당을 하나 발견. 메뉴는 하나뿐이라고 하네요. 밥에 빵, 야채, 고기스프 해서 15파운드. 먹을 만 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열 받는 것은, 우리가 먹고 있는데 다른 외국인들이 과일과 샌드위치를 시켜서 먹었다는 사실. 완전히 당한 거죠. 그리고 밥 다 먹고 시간이 남아서 이야기 하고 있으니까, 계속 눈치 줘서 차이도 한 장 시키고요.

사진 5. 점심으로 먹은 것. 음식은 괜찮았지만, 주인장의 거짓말 때문에 열 받앗던..

 이제 버스를 타고 돌아가면 이 모임도 반쯤 해산되고 - 어차피 같은 호텔이기 때문에 완전히 해산 될 것은 아니죠 ― 각자의 계획대로 움직이게 될 예정 이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와 오아시스를 가는 것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고요. 이집트를 올 때 기초 정보를 많이 주었던 지영 누나의 절대 추천 코스가 시와 이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시와 역시 사막 사파리 때문에 가는 건데, 나는 혼자 가야 되며, 지금이 비수기라는 것이죠. 거기다 바하리아처럼 반나절 만에 갈 수 있는 거리도 아니고요. 일단 사막 사파리를 했으니까, 시와는 포기하나, 아니면 약간의 모험수를 두고라도 가느냐로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6. 사막을 떠나기전에 단체 사진 한장. 왼쪽 부터, 우영씨, 여진씨, 현정 누나, 연화, 운전기사, 순엽씨.

 그러고 있을 때, 한국사람 2분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시와에서 지프로 바하리아까지 왔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반가워서 인사하고, 시와에 대한 정보를 물었지만, 아는 것이 전혀 없었습니다. 시와는 그냥 지나만 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면서 하시는 말이 2박 3일 만에 미화 400달러 쓰셨다고 하시더군요. (참고로, 저는 조금 낭비하는 편이라서 주에 150정도 사용했지만, 아꼈으면 이집트도 주에 100달러 정로 생활 가능합니다.) 거기다 2박 3일 만에 시와를 거쳐 바하리아 까지 왔으면 시간상으로 봤을 때, 본 것이 없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정도로 빠른 이동이었고요. 다들 경악을 하고 있으니까, 그냥 웃으면서 이런 저런 바가지 쓰신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처음부터 각오를 한 거지, 아니면 초탈 상태에 든 건지 이미 바가지 쓰신 것을 즐기는 듯 보였습니다. 뭐, 워낙 단기 여행자 분이라서 작은 일에 스트레스 받기 싫은 것도 있었을 것입니다


돌아오는 버스표를 돈을 조금 더 주더라도 예매한 것이 다행 이였습니다. 에어컨도 안 나오는데, 일부 사람들은 서서 카이로 까지 가더군요. 앉아서 가는 것도 고욕 이였는데, 서서 갔더라면, 죽음이 그 자체 얻을 거예요.

사진 7. 카이로 가는 도중 휴게소에서....휴게소라고 해도 벌판에 건물 하나가 다다. 

 

 버스에서 내려서, 택시를 꼬려니까 보통 때 가격에 비해서 2배를 부르더군요. 역시나 이집트라면서 버스 정류소 앞이라서 그런가 하면서 조금 더 걸어 내려갔습니다. 그러다가 지하철을 발견해서 그냥 지하철 타고 호텔로 돌아왔죠.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버스를 타는 곳과 내리는 곳이 다른 것이었습니다. 실제로 택시 기사들이 부른 가격이 그렇게까지 바가지는 아닌 거였죠. 지하철에서 이집트 영어 선생님을 만나서 영어 공부 열심히 하라는 사람을 들었습니다. 나름 좌절 이였다고 해야 되나.

사진 8. 세븐업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집트는 아직 완전히 떨어지는 방식의 캔 마게를 쓴다.

 저녁먹이고 잔다고 누웠다가, 우영 씨가 술 한 잔 하자고 해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몸이 안 좋아서 음료수만 한잔 마시고, 일찍 들어와서 누웠습니다. 그때는 별로 몰랐는데, 아무래도 시차병이었던 것 같습니다. 시차가 7시간가량 차이가 남에도 불구하고 이집트 시간으로 강행했던 게 몸에 무리가 갔었던 모양이에요. 거기다 이집트에서 3일중에 24시간 정도를 사막에서 보냈으니 더 했고요.

여행 4일차 끝.

by 카미트리아 | 2007/01/04 23:17 | 이집트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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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여나 at 2007/01/10 18:41
글 재미있게 잘썼는데?ㅋㅋㅋ
또다른 시각으로 여행을 기억하는것도 좋은것 같아!^-^
Commented by lifegraphe at 2007/06/13 11:09
카미트리아님 안녕하세요. lifegrapher라고 합니다.
개인으로서 여행정보북마크사이트를 하나 만드는 중인데 카미트리님 이집트 여행기를 제 임의로 북마크 하였습니다.
이집트는 항상 꿈만 꾸어오고 막상 엄두도 못내는 곳이었지만
카미트리님 글을 보고 용기를 얻었네요. 도전해보려 합니다.
좋은 여행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카미트리아 at 2007/06/13 15:00
lifegraphe/

링크 감사합니다.
이집트 생각보다 여행하기 쉽습니다. 돈도 그리 많이 들지 않고요.
(비행기값만 제외하면요.)

즐거운 이집트 여행 즐기시길 바랍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의 최고 추천 여행지는 '시리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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